
2026년 현재, 반도체 제조 기술은 한계 돌파를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 있습니다. 고성능, 저전력, 고집적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생산 공정은 더욱 정밀하고 복합적인 구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EUV(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첨단 패키징 기술, 그리고 AI 반도체 설계 및 제조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6년 기준의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 동향을 살펴보고, 한국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분석합니다.
극자외선 리소그래피(EUV) – 미세공정의 핵심
반도체 제조에서 회로를 반도체 웨이퍼에 새기는 과정인 리소그래피는 공정 미세화의 핵심입니다. 7nm 이하 공정부터는 기존 ArF(불화아르곤) 리소그래피로는 한계가 존재했고, 이에 따라 도입된 기술이 바로 EUV(Extreme Ultraviolet)입니다. EUV는 파장이 약 13.5nm에 불과한 빛을 사용하여 훨씬 더 미세하고 정교한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합니다.
2026년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각각 3nm, 2nm 공정을 EUV 기반으로 양산하고 있으며, 향후 1.4nm 이하 공정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특히 GAA(Gate-All-Around) 트랜지스터 구조와의 결합은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할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EUV 장비는 ASML의 독점 공급체제에 의해 제한적이며, 가격도 대당 약 2천억 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입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장비 수급과 노광 기술 최적화가 제조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삼성전자 외에도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EUV용 소재, 마스크 블랭크, 포토레지스트 등의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일부는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EUV의 다음 단계인 하이-NA EUV 기술도 연구 단계에 진입했으며, 이는 공정 정밀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첨단 패키징 기술 – 성능 향상의 새로운 돌파구
반도체 산업에서 과거에는 공정 미세화가 성능 향상의 핵심 전략이었지만, 이제는 패키징 기술이 또 하나의 주도권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모어 댄 무어(More than Moore)' 전략의 일환으로, 단일 칩의 성능 향상이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짐에 따라 여러 개의 칩을 수직 또는 수평으로 결합해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기술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6년 현재,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로직 칩을 적층하는 3D 패키징 기술은 AI, 고성능 컴퓨팅(HPC), 서버 시장에서 필수 기술이 되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3E 및 HBM4 양산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I-Cube, X-Cube 패키징 기술과 TSMC의 CoWoS, SoIC 기술은 글로벌 AI 칩 제조사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패키징 기술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칩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전력 효율 최적화, 열 관리, 신호 간섭 최소화 등 복합적인 엔지니어링이 요구되는 영역입니다. 또한, 설계와 공정의 융합이 필요해 설계 초기 단계부터 패키징을 고려한 전략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기종 칩(메모리, 로직, 아날로그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헤테로지니어스 인테그레이션(Heterogeneous Integration) 기술이 대세가 될 전망이며, 이를 통해 AI·IoT·엣지컴퓨팅 등에 최적화된 반도체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AI 반도체 제조 – 설계와 공정의 융합
AI 반도체는 기존의 범용 CPU나 GPU와 달리, 특정 AI 연산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춘 반도체입니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TPU, 엔비디아의 A100·H100, 그리고 최근의 L4, B200 등의 고성능 칩이 있으며, 이러한 제품들은 대규모 트랜지스터 집적도, 병렬 처리 능력, 고대역폭 메모리 통합 등을 통해 연산 효율을 극대화합니다.
2026년 현재, AI 반도체의 핵심 제조 트렌드는 설계와 제조의 통합 최적화입니다. AI 연산 구조는 딥러닝 알고리즘 특성상 대규모 병렬 처리와 메모리 접근 빈도가 높기 때문에, 칩 아키텍처 단계에서부터 제조 기술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는 자체 AI 반도체 Saphire 제품군을 개발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HBM을 활용한 AI 메모리 칩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 카카오, 리벨리온, 모빌린트 등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들도 AI 반도체 설계 경쟁에 뛰어들며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제조의 또 하나의 과제는 전력 소모 최소화와 냉각 기술입니다.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만큼 발열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칩 설계, 패키징, 냉각 솔루션이 하나의 통합 기술로 접근되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AI 반도체는 단순 제조 기술이 아닌, 하드웨어-소프트웨어-공정이 융합된 복합 기술의 결정체이며, 이를 얼마나 정밀하게 조율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2026년을 기준으로 반도체 제조 기술은 EUV, 첨단 패키징, AI 반도체 세 분야를 중심으로 비약적인 진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세공정 경쟁을 넘어서 융합형 기술과 시스템 중심 전략이 부각되는 만큼, 한국은 개별 기술뿐 아니라 종합적 제조 역량 확보에 집중해야 할 시기입니다.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략적 투자 없이는 미래 반도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첨단 제조기술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산업 경쟁력의 방향을 설정해야 할 시점입니다.